변호사로 일하다가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 사람들 모두 살면서 보통 사람들은 거의 안 겪었을 일들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싸움에서,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인정받고, 재판에서 승소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법은 강자의 무기라고 했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법이라는 것 자체가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전문영역으로 똘똘 뭉쳐 있어 지식수준이 높고 변호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사람만이 법을 수비게 "이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돼 있다.
가난한 사람도, 많이 못배운 사람에게도 법은 그저 그 자체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곧, 못 배운 사람에게 법에 대한 접근이 폭넓게 허용된다면, 법은 비로소 공평해 질 가능성을 열게 된다는 의미이다.
법을 강자의 무기로 폄하할 것이 아니라, 법이라는 무기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모든 이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때서야 비로소,
헌법에서 규정한 법 앞의 평등이 실현되기 때문이다.
변호사는 이 역할을 한다.
때로는 아픈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정신과 의사이면서도,
때로는 누군가를 대신해 싸워주는 싸움꾼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서없이 말을 하는 할머니의 언어를 법률적으로 재해석하는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변호사는 참 할 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