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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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짐변호사의 길 2022. 1. 19. 11:24
변호사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람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 가슴이 뛰고, 열정이 불타오르지만, 이러다 내 건강이 망가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들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고 싸워 이겨야 된다. 모두 손가락질하고 욕할 때, 그 옆에 서서 그 사람을 변호하고 이야기 한다. 그것도 큰 용기다. 재산의 많고 적고, 권력의 유무를 떠나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선과 악이 뚜렷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의는 무엇이고 진실은 또 무엇인가. 현재 재판이나 수사 과정에서 판사와 검사가 과연 신과 같이 진실 여부를 가리는 직업인지 의문이 들 때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들 역시 쌓여있는 종이덩어리 기록 속에서 어떻게든 진실을 파헤쳐 보려 애쓰지만, 진실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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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하처 유상수(人生何處 有上手)변호사의 길 2022. 1. 13. 11:17
변호사를 하다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직업도, 신분도, 재산도, 사회적 지위도, 성격도 모두 제각각이다. 나름 그 직업별로 특징이 지어지지만,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자체다. 변호사를 찾아왔다는 것은 인생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고통스런 기억을 통과 중인 것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대응하는 사람의 태도는 천차만별이다. 고통을 지그시 감수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안감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이성을 잃는 사람도 있다. 대통령부터 시장골목에서 장사하는 사람까지,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곳곳에는 고수들이 있다. 그 곳에서 겪은 모든 일들이 그 사람을 만든 것이다. 그릇을 키웠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인생의 상수(上手)인 것이다. 변호사를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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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투쟁전략변호사의 길 2021. 12. 10. 14:12
변호사는 투쟁하는 사람이다. 제도에, 부당한 억압에, 조직에, 은폐에, 사람에. 하지만 그 투쟁의 대상은 강고하고 무너지지 않는다. 상대방은 두꺼운 벽이다. 모든 억울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사연이 있다. 그것이 한이 되어 평생 가슴 짓눌린 사람도 생긴다. 변호사는 그 한을 풀어주기 위해 함께 투쟁하고 싸운다. 변호사들이 늘어났다고 곳곳에서 아우성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그만큼 자기를 보호해 줄 사람이 늘어났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다만, 그 변호사가 그 사람을 위해 뛰어줄 가슴을 지녔느냐가 중요하겠지만. 오늘도, 주말인 내일도 월요일 재판을 위해 투쟁전략을 세운다. 고지가 머지 않았지만 상대방의 전차부대를 뚫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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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의 본질변호사의 길 2021. 12. 7. 11:31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길은 어디일까. 복지? 인권? 정의? 적폐청산? 통일? 물론 그것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그 어느 것도 사실 나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권리이다. 사형수라도 자신의 권리를 법에 규정된대로 마음껏 보장받게 해 줄 수 있는 나라. 사회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 대하여 충분하고도 필요한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 나라. 사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마음대로 실천할 수 있는 나라. 또 권부(權府)의 뜻에 반하는 말과 행동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 사실, 이것이 쉽지 않다. 아직 우리 재판은 여론에, 권력의 흐름에, 그리고 전관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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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변호사의 길 2021. 11. 4. 13:47
변호사로서의 직업은 무한한 스트레스와의 전쟁이다. 남들이 평생 한 번 경험해 볼까 말까 한 일들을 "직업"으로 삼아 매일 그 고통을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매우 쉬운 길도 많다. 고민하지 않고 제대로 변론하지 않는 것이다. 전문적 용어가 난무하는 이 필드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 곳에서 수십 년간 장사를 이어온 가게들이 많다. 그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월을 견딘 것은 무언가 바꿀 수 없는 자신의 업(業)에 대한 소명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태풍에, 폭우에 곳곳에서 나무들이 쓰러졌다. 뿌리가 깊이 박혀, 그 바람과 비와 태풍과 햇살을 머금은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야 쓰러지지 않는다. 변호사 업을 택한 이상, 내가 갈 길 역시 평생에 걸쳐 ..